HoneyComing 아사히 루트 - 4월 4일 그 첫번째.

<미녀(!?)와 야수(!?!?!?)>


오랜만입니다.

자폭비버입니다.

미연시 번역이 예상보다 너무 길더군요.

군데군데 자르면서 하다 보니 시간이 모자랄 지경입니다.

자, 오늘은 첫날입니다.

즐겁게 보시길.


4월 4일

 

코이치로 : 흐아아~~아암......아직 졸려.

 

또 다시 지각까지 간당간당한 시간에, 버스 정류장에서 마사노리 일행들과 합류.

도대체, 연애수업 따위 즐길 리가 없잖아. 어제랑은 각오를 하는 게 다르다고.

 

코이치로 : 새로운 생활을 향한 꿈이라든가 희망이라든가 의욕과는 관계 없겠지, 우리들은......

아사히 : 멋대로 끼워넣지 마! 정말이지, 내가 깨우지만 않으면 꼭 이래요.

미오 : 오빠는, 어제 일찍 잤는데도.......

코이치로 : 언제 자든, 얼마나 자든, 졸린 건 졸린 거야.

미오 : 꼴사나워, 그건.

코이치로 : 괜찮아. 오빠는 늘 꼴사납게 살고 있으니까......폐를 끼치는구나, 미오.

미오 : 그, 그래도, 난 오빠를 깨울 수도 없고.......

 

내 방에까지 들어오질 않으니까 말이지. 아무리 복도에서 소리를 질러도, 일어날 맘이 없으니까 효과가 적지.

게다가 미오라고 해도 쓱 물러나니까 전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없고.

 

아사히 : 그래그래, 내가 깨워 줄게. 마음 내킬 때만이지만.

 

기쁜 듯이 내 어깨를 팡팡 두드리는 아사히. 대체 뭐가 즐거운 거야......

 

코이치로 : 아사히가 깨워 주느니, 차라리 침팬지에게 부탁하는 게 오히려 더 낫겠다.

아사히 : 침팬지에게 전기 안마......코, 코우, 너에게 그런 취미가......어, 어쩌지......그런 건 예상밖이라고!

 

고개를 푹 숙이다 뭔가 생각난 듯 얼굴이 빨개지는 아사히. 서툴다고 말하면서, 이렇게 망상하는 건 뭐람.....

 

코이치로 : 너, 바보지......

아사히 : 아니, 그게........사소한, 그래, 착각이야, 착각!

코이치로 : 뭘 어떻게 착각하면 그렇게 되는 거냐........

아사히 : 그러니까, 나 대신 침팬지를 집어넣어서 상상했더니.......

코이치로 : 그만 해! 나도 상상하고 말았잖아!

아사히 : 아~정말! 처음부터 따지고 보면 네가 쓸데없이 말해서 그렇잖아!

 

새빨개져서 꺅꺅거리며 소리지르는 아사히. 이대로 심벌즈만 쥐어주면, 그 유명한 장난감이 될 듯하다.

 

코이치로 : 아니 그러니까, 아사히는 원숭이녀잖........

아사히 : 우끼~!

미오 : 아, 아사히 언니. 그러면 정말 원숭이가 되잖아.......

코이치로 : 하아.....그런데 우울하군......어째서, 그런 수업이 있는 거야?

 

분해서 발을 동동 구르는 아사히를 곁눈질로 쳐다보면서, 무심코 한숨을 내쉰다.

 

아사히 : 뭐야, 아직도 우물쭈물거리고 있어?

코이치로 : 시끄러. 그리 간단하게 익숙해질 것 같아?

카오루 : 코이치로는 서투니까, 그런 건.

마사노리 : 체, 폼 잡지 말라구 코이치로. 남자로 태어난 이상, 여자랑 으쌰으쌰하고 싶은 건 당연한 것 아니겠냐.

코이치로 : 너 같은 변태랑 같은 취급하지 마!

미오 : 그, 그래도 오빠. 한번 해 보면 재밌을지도 모르잖아.

코이치로 : 그건 말도 안 돼......

아사히 : 뭐, 넌 그렇게, 우물쭈물거리는 게 어울릴지도.

코이치로 : 뭐냐 아사히.

아사히 : 난 기대하고 있어. 연애수업.

 

흐흥거리며 득의만연한 미소를 짓는 아사히.

 

코이치로 : ..........어제는 새빨개져서 아무것도 못한 주제에.

아사히 : 그, 그건 코우를 시험하려고 그런 거야. 저기, 미오 쨩은 연애수업이 기대되지 않아?

미오 : 에? 으, 응. 좀 불안하긴 해도......

 

그렇군, 아사히랑 미오는 연애수업을 알고 있었구나. 그렇다는 건, 정말로 기대하고 있다는 건가......?

 

마사노리 : 귀여운 여자애랑 사이좋게 지낼 수 있으니까, 기대하는 게 당연하잖아!

카오루 : 난 조금 불안해. 말도 썩 잘하는 것도 아니니까.

미오 : 얼마나 부끄러울까.......

아사히 : 괜찮아괜찮아. 어떻게든 되겠지.

카오루 : 카미죠 상은 긍정적이네.

 

각자, 기대하느냐 불안해하느냐 다르지만, 대체로 수업을 들을 듯한 느낌이다.

 

아사히 : 아, 버스 왔다. 빨리 타야지......

 

.......모르겠다. 연애수업의 어떤 점이 좋은 거지?

 

아사히 : 후우~...........도착했다 도착.

미오 : 오늘도 많이 붐비었지.

카오루 : ........하아~

마사노리 : 갑자기 한숨을 쉬다니, 무슨 일이냐? 악몽이라도 꾼 거냐? 666같은 걸 몸에다 쓴 소년을 보고 말았다던가.

카오루 : 에? 아하하하, 아무것도 아냐.

마사노리 : 그러냐? 근데 굉장히 안절부절못하는데.

 

확실히, 아까부터 카오루의 상태가 이상하다. 힐끔힐끔 여기저기를 둘러보면서, 좀처럼 진정하지를 않는다.

같은 학원의 학생들에게, 명백히 겁먹은 듯한 느낌이다.

 

코이치로 : 카오루, 뭔가 고민거리가 있으면 들어 주마.

카오루 : ........

 

잠깐 주저하는 카오루. 역시 물어봐주길 바랬던 거냐. 마음을 먹은 듯이 입을 열었다.

 

카오루 : 사실......학교 내에 내 소문이 돌고 있는 것 같아.

코이치로 : 하? 카오루 소문?

카오루 : 응. 신입생 중에 귀여운 애가 있다고 말이지.

 

신입생, 재학생들 주위에 돌고 있는 것 같다.

 

마사노리 : 왜 당황하고 그러냐? 늘 있는 일 갖고.

카오루 : 난 다시는, 그런 일상을 지내야만 하는 건가.......

 

사실 카오루에게는, 한 가지 트라우마가 있다. 예전부터 남자치고는 너무 귀여웠던 카오루는, 그 또래의 여자애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것 같다.

당연하지만, 카오루 본인의 입장에서 보면 장난감 취급당하는 것밖에 생각할 수 없지만.

 

카오루 : 여장당해서, 남자에게 고백받기도 했고,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기도 했고.......

 

우리랑 만난 것도, 그것이 계기였다. 뭐랄까, “고백받은 상대”가 바로 나니까 말이지.......

 

카오루 : 어떻게든 안 되는 걸까.......

미오 : 어, 어쩌지 아사히 언니. 이대로 가면 카오루 군의 얼룩말(シマウマ)이......

아사히 : 트라우마(トラウマ)라니까. 으~응, 여자애들은 자비가 없으니까 말이지......

코이치로 : 그것에 관해서는 나도 동감이다.

 

그래도 뭐, 어릴 적에는 뭐든 쉽게 질리니까, 자연히 여자애들이 카오루를 대하는 행위는 점차 사그라들었다.

어른이 되었다, 고 말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지. 그래서, 지금까지 그런 것은 잊고 살았지.

 

마사노리 : 걱정하지 마라, 카오루! 내가 지켜주마.

 

쓸데없이 멋진 척, 팡팡 카오루의 어깨를 두드린다. 왜 저러지 마사노리 녀석. 뭐 잘못 먹었나?

 

카오루 : 으, 응........

 

당황해서 살짝 얼굴을 붉히는 카오루.

 

아사히 : 카오루 군, 지금 얼굴이 붉어졌......

카오루 : 와왓, 아냐아냐! 난 정말 싫다니까.

아사히 : 그래? 사실 마사노리를.......그렇게 싫어하지는 않다......든가.

카오루 : 그런 거 아니라니까.

마사노리 : 뭘 갖고 말싸움하고 있냐?

 

괜시리 의심하면서 망상전개하는 아사히.........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아니잖아. 카오루가 불쌍하다.

 

미오 : 카오루 군, 그렇게 의식하지는 않는 게 좋아.

카오루 : 응, 알고는 있는데 말야.

코이치로 : 기운 내라. 남자다운 태도를 취하면 아무런 일도 없을 거야.

 

팡, 등을 두드리며 격려해준다.

 

카오루 : 그렇지. 고마워 코이치로.

아사히 : 잠깐, 카오루 군에게 이상한 거 불어넣지 마!

미오 : 으응. 확실히 이미지에 안 맞는 듯한데.....

카오루 : 아우......

 

너희들.......카오루를 몰아붙여서 어쩔 셈이냐.

 

아사히 : 아~종 울렸다!

미오 : 와왓, 지각하겠어!

코이치로 : 뛰어가자.

카오루 : 기다려, 코이치로.....앗.

 

돌계단에 발이 걸려, 자칫하면 넘어질 것 같다. 그것을, 마사노리가 꽉 붙잡았다.

반응이 빠르군 마사노리. 다시 봤다고.

 

마사노리 : 읏차, 괜찮냐 카오루?

카오루 : 으, 응.....고마워 마사노리.

여학생 C : 꺄아~방금 것 보셨나요?

여학생 D : 야성미 넘치는 야수와 미소년......탐미적이에요! 금지된 세계에요!

여학생 C : 힘껏 붙드는 것도 또한 멋져요.

카오루 : ..............

 

금붕어처럼 뻐끔뻐끔 입을 다물었다 열었다 하는 카오루. 이미 말도 안 나오는 듯하다.

꼭, 자의식과잉이라는 것은 아니었단 말인가......두려워 할 만하군, 전(前) 여학교.

 

코이치로 : 학교 건물 자체도 낡았지만, 건물 안도 마찬가지로군.....

 

페인트는 다시 덧칠한 듯하지만, 곳곳에 금도 가 있고, 벽도 벽돌로 만들었다.

요즘 이런 방식으로 지어놓은 건물은, 문화유산 같은 걸로 보존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.

 

코이치로 : 그렇다 쳐도, 건물 자체가 이렇게 넓을 줄이야......미오 정도면 미아가 되지 않을까?

 

뭐 훌륭한 남자라면, 사소한 곤란함에 굴복할 리가 없다. 이 정도 넓이는, 헤맬 정도는 아니다.

 

코이치로 : .................

코이치로 : 근데, 남자 화장실은 어디 있지........?

 

 

 

 

코이치로 : 후우~큰일 날 뻔했다......

 

전 여학교라고는 해도, 남자 화장실이 학교 건물에 하나밖에 없다는 것은 맹점이었다.......앞으로는 조심해야겠다.

 

코이치로 : 한때 임계점까지 갈 뻔했지만, 이 해방감은 참을 수가 없어.

??? : 그렇군요. 동감해요.

코이치로 : ..............


<코이치로 네 연애수업 담당, 쿠레바야시 츠카사 선생님. 나중에 봅시다......>


 

눈 앞에 있는 건, 요즘 들어 보기 드물다는 하카마(袴 : 일본 전통 하의. 바지지만 폭이 넓다.) 차림의 야마토 나데시코(大和撫子 : 일본의 전형적인 미인상).......

 

??? : ?

 

게다가, 지금 나온 곳은, 결코 혼동할 수 없는 남자 화장실.......

 

코이치로 : 실례합니다만, 혹시 변태 여선생님이신가요?

??? : 아뇨, 지극히 일반적인 남선생인데요?

코이치로 : 하지만, 척 보기에.......

 

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여성. 아니, 확실히 거시기까지는 잘 모르겠다만......

으~응, 처음 봤지만 트랜스젠더(ニューハーフ : 처음에는 남자로 태어나 자신을 남자로 인식하고 있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자신을 여자라고 인식하는 현상, 또는 그런 남자.)라는 건가?

 

??? : 증거, 보여드릴까요? 당신은, 꽤 제 타입이기도 하니까.....

 

말하자마자, 내 손을 살짝 잡더니, 그대로 쑤욱 자신의 사타구니로.....사타구니?

 

코이치로 : 아니, 난 그다지!

??? : 아앙.

코이치로 : .........

 

.........만지고 말았다. 거기에는 분명히 헷갈릴 여지가 없는, 남성의 훈장, 아니 혼이 존재하고 있었다.

 

??? : 이제 아시겠어요?

코이치로 : 예에, 것도 아주 확실히.

??? : 신입생이네요.

코이치로 : 네, 뭐......오가타 코이치로라고 합니다.

 

설마 이 사람, 신입생을 보면 늘 이렇게 하는 건가? 어떤 의미로 문제교사로군.....

 

츠카사 : 전 쿠레바야시 츠카사(紅林司)라고 한답니다. 츠카사 쨩이라고 불러줘요♪

코이치로 : ............엄명입니까?

츠카사 : 으~응, 일단 개인의 자율성에 맡기도록 할게요.

코이치로 : 하아.......

 

학원 자체는 나무랄 데가 없지만, 어째서 이런 문제교사랑 문제수업이 있는 거지.......?

그런 점만은 마이너스군. 나에게 있어서는.

 

츠카사 : 오가타 군, 뭔가 고민이라도 있니?

코이치로 : 에,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?

츠카사 : 이래뵈도 선생님이니까요. 안색을 보면 알아요.

 

...........그렇게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나?

 

코이치로 : 아니, 아무것도 아닙니다.

츠카사 : 으~응, 혹시 연애수업 때문인가요?

코이치로 : 엑?

 

어, 어째서 알고 있는 거지? 혹시 사이코메트러(サイコメトラー : 특정인의 소유물에 손을 대서 소유물에 대한 정보를 읽는 능력인 사이코메트리(Psychometry)를 쓰는 사람.)라든지......?

 

츠카사 : 쿡쿡. 그렇게 놀라지 않아도 되잖아요.

코이치로 : 보통 놀란다고 생각하는데요......

츠카사 : 왜냐면, 연애수업은 오늘이 처음이잖아요. 불안해하는 것도 당연한 거에요.

코이치로 : 뭐, 말씀하신 대로긴 한데........

츠카사 : 응~남자도 서툰 애가 있긴 하네요.

 

신기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며, 생각에 잠기는 쿠레바야시 선생님.

 

코이치로 : 남자라고 해서, 전부 색골이나 변태는 아니니까요.

츠카사 : 아하하, 그것도 그렇네요. 그래도, 그런 기분도 연애수업을 받으면 자연히 사라진답니다.

코이치로 : .......그거, 세뇌 아닌가요?

츠카사 : 그게 아니라, 여자의 기분이라든지 사랑을 한다는 것의 의미를 이해하면, 분명히 즐거워질 테니까요.

코이치로 : 이해하고 싶지 않을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되나요?

츠카사 : 아하하, 그건 좀 강적이네요.

코이치로 : 제겐 웃을 일이 아닙니다만.......

츠카사 : 어머, 안 돼. 벌써 다음 수업이 있네요. 오가타 군도 빨리 교실로 돌아가도록 하세요.

코이치로 : 에, 쿠레바야시 선생님?

츠카사 : 담임이 아니라서 유감이지만, 그럼 이만♪

 

가고 말았다......

 

코이치로 : 대체 뭐야, 저 선생님은.......

 

 

라이도 : 좋아, 네놈들 잘 있었냐? 연애수업에 대해서 설명할 테니 주의해서 잘 들어라!

 

아아, 오고 말았다.......지금껏 이 종소리가, 이토록 불길하게 들린 적이 없었는데........

오전 중 어느 시간, 드디어 그 불길한 수업이 오고 말았다.......

교단에 선 라이도가, 지옥의 문지기처럼 보여.......

 

라이도 : 연애수업은 특별교과목이다. 본교생과 부속교생을 포함해서, 전 학년을 뒤섞어서, 40명씩 반이 나뉘어져 있다.

라이도 : 수업 내용 말인데, 매년 약간의 변화를 주고 있다. 뭐 그래도, 본교생이나 부속교생 중, 작년 들었던 사람들은 비슷한 내용을 반복하고 마는데.

라이도 : 그런 녀석들에게는 내 수업을 권한다.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멋진 교육과정(カリキュラム : 커리큘럼)이니까 말야!

 

히죽히죽 웃는 라이도. 대체 뭐가 즐거운 거지. 지옥의 도깨비도 두손들 정도다......

 

라이도 : 뭐 그런 거다. 반이 나뉜 건, 각자 받은 유인물을 보도록 하고, 다른 반으로 이동한다~!

 

 

 

아사히 : 우리들 전부 같은 반이네.

코이치로 : 뭐야, 그래?

 

평상시의 반이라면 모를까, 하필이면 연애수업도 같은 반이라니......

 

아사히 : 가자, 미오 쨩.

미오 : 응.

코이치로 : 어, 어이, 기다려 아사히! 너 불복하던 거 아니었냐!

아사히 : 그다지.

 

젠장, 여유만만해가지고. 난 너희들처럼, 연애수업 따위는 바라지 않는다고!

 

코이치로 : 하필이면 같은 반이냐.......젠장, 어째서 이렇게, 나쁜 쪽으로 사태가 진행되는 거야......

카오루 : 어쩔래, 코이치로? 이제 이동해야지.

 

꾀병을 사칭해서 보건실로.......아니, 그건 어째 패배감이 들어서 싫어. 첫 수업을 땡땡이치는 건 자체주의에 반하는 거니까.

눈에 띄지 않도록, 구석에 닥치고 앉아있을까........라이도 외에 다른 사람이 담당이라면,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고......

 

코이치로 : 크으, 어째서 내가 이런 걸 고민해야 하냔 말이다!!

마사노리 : 머리를 쥐어싸고 고민하고 있을 때라서 미안하다만, 너 하나 잊고 있지 않냐?

코이치로 : 하? 뭘?

마사노리 : 카미죠나 미오 상이, 다른 남자랑 파트너가 되어도 좋냐?

카오루 : 그렇네. 코이치로가 사라지면 둘 다 다른 남자랑 조를 짤 거라고 생각해.

코이치로 : 확실히 그건 좀 난처한데.......

 

아사히는 어찌 되었든 간에, 미오가 어디서 굴러먹던 개뼈다귀랑 알지도 못하는 녀석이랑 파트너를 짜게 되는 것인가.......

귀여운 여동생이, 마사노리 같은 남자들의 먹이가 되면 큰일난다! 조를 짜지 못했다고 해도, 감시를 할 필요가 있어.........

 

코이치로 : 어쩔 수가 없군...........연애수업, 까짓거 들어 주마!

카오루 : 그럼, 빨리 교실로 가자.

마사노리 : 우리들, 마지막이잖아?

 

.........어째, 좀 성급하게 말한 듯한 느낌이 드는데..........

 

 

 

코이치로 : 여긴가..........

카오루 : 벌써 전부 모인 것 같은데.

 

다른 학년, 나아가 부속학교에서도 모인 즉석연애반.......이렇게 보니까 확실히 남자가 더 적다.

 

마사노리 : 오오옷! 여자들이 이렇게 많잖아!(주 - よりどりみどり : 마음대로 골라잡음. 즉, 그만큼 다양하고 많다는 말)

카오루 : .....마사노리도 좀 더 긴장하는 게 좋을 거야.

코이치로 : 응?

 

저 녀석은 어제 식당에서 본......

 

마리노 : 안 되겠어, 참을 수 없어요. 항의(ボイコット)하겠어요!

 

말하자마자, 바로 뒤에 있는 문을 노려보고 마구 날뛴다.

 

히로코 : 마, 마리링!

 

간단히 이겼으리라 생각한 이 때!

 

마리노 : 힉!

 

갑자기 나타나서 발한 라이도의 일격이, 문을 날려버렸다.

.........문제교사 녀석.



<다시 나타난 폭풍간지녀 이치고 쨩(.....)> 

라이도 : 크하하하하! 내 수업을 빼먹으려고 하기에는 만년 이르다!(주 - フケる : 수업 따위를 빼먹다, 땡땡이치다. 사어(死語)라는데?)

라이도 : 목숨이 아깝지 않다면 얘기는 달라진다만, 그게 아니면 자기 자리로 돌아가라!

마리노 : ........끼얏!

 

나기나타로 제재를 가하는 폭력교사.......

 

라이도 : 오? 너무 셌나? 뭐 됐어. 얼른 데려가.

마리노 : 우우~......

히로코 : 아와, 아와와와.....

 

어이어이, 질질 끌고 가잖아. 저 녀석 괜찮으려나......

 

 

 

 

라이도 : 제군들, 축하한다! 여기 담당은 바로 나다!

라이도 : 여기 있는 네놈들은, 운이 좋은 걸까 나쁜 걸까.......

 

히쭉 웃는 라이도. 어째 불안해......더할 나위없이.

 

츠카사 : 그리고 제가, 여학생 담당이에요~!

코이치로 : 윽, 아까 그 트랜스젠더 선생.

츠카사 : 아, 오가타 군. 이치고(苺) 쨩 반이었네요!

남학생 A : 이치고 쨩? 누구 이름이야?

여학생 A : 오가타는 아니겠지.

남학생 B : 혹시, 이치고라고 하는 건......

츠카사 : 어라? 왜 그러시나요 여러분?

이치고 : 츠~~카~~사~~...........

츠카사 : 이치고 쨩, 화났어?

이치고 : 당연하지이이이이!! 날 이치고 쨩이라고 부르지 마아~앗!!

츠카사 : 으핫.


<분노의 딸기 양(.....)>


 

나기나타를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라이도. 상단에서 비스듬히 내려베는 것을, 상반신을 뒤로 젖히며 반 걸음 물러서서 피한다.

간단하게 보이지만, 저거 꽤 어렵다고.

 

코이치로 : 하아아아......역시 유단자였냐? 그걸 저토록 간단하게 피하는 쿠레바야시도 굉장하지만......

마사노리 : 저 정도면 나도 할 수 있다고.

코이치로 : 무리겠지.

카오루 : 나 같으면 날아가버리겠지.

이치고 : 츠카사, 피하지 마라, 맞으란 말이다!

츠카사 : 그건 불가능한 상담이라구요, 이치고 쨩.

 

다시 추격하는 라이도. 한 번 자세를 고쳐잡고, 크게 숨을 들이쉰다.

위험해, 다음 건 진짜다......

 

이치고 : 이야앗~~!

 

비단 찢어지는 듯한 기합과 함께, 횡으로 벤다.

 

츠카사 : 읏샤.

 

쿠레바야시의 머리위를 스쳐 지나가는 나기나타. 그대로 벽에 부딪혔다.

움직임을 예상하고 있는 건지 읽고 있는 건지, 좀처럼 맞지 않는다.

 

카오루 : 우와, 벽이 부서질 것 같아.

 

천장에서 후두둑 먼지가 흩날린다.......랄까, 것보다 수업은 어쩔 거야?

 

아사히 : 코우, 어째서 저 선생님을 알고 있어?

 

휙휙거리며 싸우고 있는 쿠레바야시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.

 

미오 : 선생님이, 오가타 군이라고 불렀지.

코이치로 : 아~.....그건 말이지.

 

.........될 수 있으면 말하고 싶지 않은데. 괜시리 오른손이 아프다. 그 감촉을 떠올려버릴 것 같아.......

 

코이치로 : 아까........ 남자 화장실에서 만났어.

아사히 : 그럼, 저......남자란 말야?

코이치로 : 정답.

남학생 A : 그거, 저 하카마 입은 선생님 말야?

남학생 B : 남자 화장실에서 만났다는 건 그런 뜻으로.....

여학생 A : 믿을 수 없어, 굉장히 예쁜데.

코이치로 : 무리도 아니지......나도 믿을 수 없었어.

마사노리 : 어떻게 확인한 거야?

카오루 : 그렇지. 듣고 바로 납득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.

코이치로 : .........아니, 그게, 느껴졌으니까.

마사노리 : 뭐가?

코이치로 : 뭔가가.

카오루 : 혹시......코이치로, 본 거야?

코이치로 : 아냐, 만진 것 뿐이야! 것보다, 아아아아아악, 말하고 말았다!!

츠카사 : 정말, 두 사람만의 비밀이었는데.

코이치로 : 그런 약속 안 했잖아요!

츠카사 : 무정하네요, 오가타 군은......선생님은 슬프답니다.

코이치로 : .......저도 여러 의미로 슬픕니다.

츠카사 : 호모 교사(주 - オカマ : 원래는 ‘가마‘. 속어로 ’엉덩이‘ 또는 ’남색(男色)‘이라는 뜻)인 쿠레바야시 츠카사입니다.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.

코이치로 : 하아......

아사히 : 하아......

미오 : 하아......

마사노리 : 하아.....

카오루 : 하아.......

이치고 : 하아하아.......어째서, 맞지 않는 거지.......

 

 

 

이치고 : 좋아, 우선 자기소개를 시작하지.

 

라이도의 신호로, 맨 끝부터 순서대로 자기소개를 시작했다. 말하는 꼬락서니는 전부 제각각.

조금은 템플릿(テンプレート : 본뜨는 공구, 형판. 여기서는 화이트보드 같은?)을 준비하는 게 낫지 않나?

 

코이치로 : 오, 아사히 차례다.

아사히 : 아, 그러니까, 카미죠 아사히, 1학년입니다. 좋아하는 것은 초콜렛. 연애수업을 열심히 하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. 잘 부탁드려요.

남학생 A : 귀엽다. 게다가 저 볼륨, 87 정도인가?(역자주 : 정답.[펑])

남학생 B : 아아, 척 보기에는 활발하지만, 사실 내면에는 연약함을 품고 있는 듯한 모습인걸.

 

........너희들, 어디서 굴러먹던 감정사랑 점쟁이냐.

 

미오 : 아, 저기, 오, 오가타 미오입니다. 1학년입니다. 저기, 그게, 모두 사이좋게 지내요.

남학생 B : 크으~위험하구만, 내 섬세한 구석을 사정없이 내리치다니!

 

크으, 역시 미오는 마크당한 건가. 오빠인 내가 말해서 뭣하지만, 미오는 귀여우니까.

 

코이치로 : 걱정한 대로다. 저런 바보들과 짝을 짓게 할 수는 없어.

마리노 : 타가야 마리노(多賀谷麻理乃), 부속학교 3학년이에요.

남학생 B : 어이, 그것뿐이야?

마리노 : 흥.

남학생 A : 콧대높은 여자로구만(주 - タカビー : 高飛車(たかびしゃ)의 줄임말. 위압적인 자세, 강압적인 자세).......저런 녀석들이랑은 엮이지 않는 게 좋아.

 

나도 그건 동감한다. 일단 거기에 관계한 하면 끝, 분명히 제대로 된 결말은 기대하기 어렵다.

 

히로코 : 야노 히로코(矢野弘子)입니다. 마찬가지고 부속학교 3학년입니다. 연애수업은 그다지 잘 하지 못하지만, 확실히 부탁드립니다.

남학생 C : 우오~! 안경이 멋져! 나이스 안경!

마사노리 : 으응~좋군......히로코 쨩.

카오루 : 마사노리? 눈매가 사납다구?

 

저 애, 야노라고 하는군. 타가야 때문에 여러모로 고생이 많다. 잠시 동정해 주겠어.

 

여학생 : ............

 

다음 여자애가 일어섰다. 마침 내 자리에서 대각선 앞이군. 어라.......확실히 어제 역앞에서 본......

 

클레어 : 마에조노 클라릿사 사츠키(前園·Clarissa·皐)라고 합니다. 클레어라고 불러주세요.

남학생 B : 오오, 아름다워......이 얼마나 행복한가! 저런 사람과 연애수업을 할 수 있다니!

남학생 A : 음, 저것도 85는 되겠어.....(역자주 : 정답[펑])

 

그렇군, 클레어라고 하는구나......어제는 결국, 이름도 못 물어봤었지.

자기소개를 끝나고 나서 앉아서, 빙글 몸을 돌려, 내 얼굴을 보고는 싱긋 웃는다. 클레어는 알고 있는 모양이다.

 

클레어 : 다시 만났네요.

코이치로 : 여.

아사히 : ........뭐야 코우, 어째 즐거운 듯이 말하고 있잖아.

코이치로 : 왜 성내는 건데 아사히?

아사히 : 그으다지~.....

코이치로 : ........

남학생 A : 어이, 저 녀석이랑 구중궁궐 따님이랑 무슨 관계인 거야?

남학생 B : 나에게 물어도 몰라!

 

얼굴 좀 아는 사람을 만나서 인사 좀 한 것뿐인데. 뭐지, 이 들어본 적도 없는 죄책감은.....

 

카오루 : 나카니시 카오루입니다. 1학년이고요. 저기, 잘 부탁드립니다.

여학생 A : 꺄아~카오루 구~운!

여학생 B : 부끄러워서 참을 수 없어요.

여학생 C : 뭡니까, 저 애들은?

여학생 D : 들은 바로는 신입생이라고 하더군요. 같은 반 분들일까요?

여학생 C : 저 애랑 같은 반이라니, 너무나 부러워요......

 

.........아침에, 교문에 있던 선배랑 같은 반 여자애인가. 이쪽은 이쪽대로, 이상한 대립관계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는데.....

 

마사노리 : 1학년 시노자키 마사노리다. 부, 부속학교 애들이랑 연애수업을 즐기고 싶다!

여학생 I : 히, 히익......

남학생 B : 굉장해, 단 한 마디로 근처에 있던 부속학교 여학생이 반쯤 울고 있어.

남학생 A : 너무 정직해서 존경심마저 들어......

 

이미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.

 

아사히 : 다음은 너야.

코이치로 : 알고 있어.

 

마사노리가 끝나고 나서, 내 차례가 돌아왔다. 딱부러지게 말해서, 이런 건 서툴다.

게다가 연애수업이라니......이제 와서 투덜투덜 불평하면서 고민해봐야 어쩔 수 없는 건가.

 

코이치로 : 오가타 코이치로, 1학년이다. 솔직히, 연애관계는 젬병이지만.....뭐 잘 부탁한다. 이상.

 

후~꽤 미묘한 정도였지만 마음에 두지 말아야지. 이상하게 했다고 여겨서도 안 돼.

 

마리노 : 당신, 어제 그 신입생!?

 

앉기 전에, 노란 물체만한 타가야가 갑자기 목소리를 높인다. 뭐야, 이제 와서 눈치챈 거냐.

 

코이치로 : 선·배다. 여전하군 타가야.

마리노 : 안녕하세요. 여전히 얼빠진 표정을 짓고 계시네요.

 

눈치채면 꼭 눈치채는 대로 이런다니까.....

 

코이치로 : 왜 그렇게까지 적의를 드러내는 거지?

마리노 : 자신이 한 일을 잊으셨나요?

코이치로 : ........내가 한 거 말이지. 평상시대로 생각하면 그건 도와준 거잖아?

 

이기주의자(エゴイスト)라고 말했지만 말야.

 

마리노 : 아, 아니라고요. 그 다음에 말이에요.

코이치로 : 그 다음? 네가 날 발로 찼잖아.

마리노 : .....큭.

 

날 노려보는 마리노. 이상하군, 어째서인지 신경을 자극한 듯하다.

 

남학생 B : 어이, 싸움하려고 한다. 수업중인데 대담한 녀석들이군.

남학생 A : 냅둬, 엮이면 라이도에게 죽는다.

 

..........그럴지도 모르지만, 조금은 도와주기라도 하지 않는 거냐?

 

마리노 : 부끄러운 줄 아세요, 부끄러운 줄!

아사히 : 잠깐 코우, 저 애에게 뭐 했어?

 

가볍게 끼어드는 아사히. 어째 안 좋은 예감이 드는데.....

 

코이치로 : 아니, 어느 쪽이냐고 하면 난 당한 쪽인데.

마리노 : 관계 없으면 좀 빠지세요.

아사히 : 뭐라고오!

마리노 : 뭔가요?

 

........역시,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. 참고로 도식화하자면, 원숭이녀 VS 혈통서가 있는 개.

 

코이치로 : 미라가 될 것인가 미라를 끌고 갈 것인가 어쩔 것인가.....

마리노 : 당신, 자기 여자 정도는 확실히 단속 좀 하세요!

아사히, 코이치로 : 누, 누가 누구 여자야!


<자세히 보면 마리노의 저 머리핀......빨래집게(......)다.>


 

호흡이 척척 맞는 분노에 다소 압도당한 듯, 약간 멍하니 있는 타가야. ........분노는 누그러진 듯하다.

 

마리노 : ........아닌가요?

아사히 : 당연하지. 이상한 말 하지 마.

이치고 : 네놈들, 적당히 좀 해라!!

 

붕붕 나기나타를 휘두르며 다가오는 라이도.

 

코이치로 : 모처럼 사그라졌으니 다시 일으키지 마세요!

이치고 : 시끄러, 거기 똑바로 서 있어라!

 

딱, 나기나타를 쑥 내밀어 위협한다.

 

코이치로 : 이런 어처구니없는......

마리노 : 대, 대체 이건 뭔가요!

아사히 : 죄송합니다, 이치고 선생님.

이치고 : 그 이름으로 부르지 마라 카미죠!!

남학생 A : 거 봐, 예상적중이잖아....

남학생 B : 것보다 이런 소란 속에서도 자기소개를 계속하는 게 더 굉장해!

다이타바시 : 2학년 다이타바시(代田橋)입니다. 취미는 푸드 파이트(フードファイト : 먹기대회). 잘 부탁해.(주 : 다음날 다이타바시는 유마에게 떡실신.)

츠카사 : 네, 자기소개는 끝났네요. 그럼 지금부터 1학기 동안, 이 멤버로 연애수업을 배우도록 하겠어요.

이치고 : 츠카사! 내가 꾸짖고 있는데, 그 동안 진도 빼지 마!

츠카사 : 그래도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으니까. 이치고 쨩은, 자비가 없으니까.

이치고 : .......알았어. 이젠 됐어.

 

정말이지 질리지도 않고, 오히려 의욕이 싹 없어진 듯한 담담한 어조로, 라이도는 입을 다문 듯하다.

푸슈~거리며 척 보기에도 의기소침해서는, 교탁으로 돌아간다.

 

아사히 : 무, 무서웠어......

코이치로 : 이런이런.....

 

그리고,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, 수업은 계속된다.

 

츠카사 : 그럼 여러분, 여러모로 생각하는 건 많겠지만, 열심히 이성이라는 것을 공부해 주세요.

코이치로 : ........

 

쿠레바야시에게 들어봐야, 그렇게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. 이래선 정말 곤란하다.

 

츠카사 : 그럼 얼른 시작해 볼까요. 오늘은 제가 지도하니까, 여자 중심으로 시행하겠어요.

츠카사 : 과제는, “첫 대면에 대해서”.

츠카사 : 능숙하게 여자와 회화를 리드해 주세요♪

 

.....라고 한다. 결심은 했지만, 이제 와서 보니 역시 싫다......

그래도 누군가와는 조를 짜야 하는데......

 

코이치로 : 자~그럼, 누구랑 짜 볼까......

 

 

<선택화면. “첫대면에 대하여”라는 과제를 함께 풀어갈 파트너를 찾는 화면>

 

-> 거침없이 “아사히”를 선택.

 

 

 

갑자기 고르라고 해도 말이지......

행여 걱정되어서 도전하긴 했지만, 미오는 잽싸게 클레어랑 조를 짰으니 문제는 없다.

다음은 내가 누구랑 조를 짜면서, 감시를 하는 게 좋을까인데.....

 

코이치로 : ......응?

아사히 : .......음?

 

아사히랑 눈을 마주쳤다. 저 녀석도 어째 조를 안 짠 것 같은데.

다른 녀석들은 모두 정해진 듯하다.

이제 와서 겁이 난 건가, 주위에서 떠도는 듯하다. 바보같은 녀석, 비웃어 줄까.

 

코이치로 : .......후.

아사히 : 후후.

 

......여유만만한 표정 같은 조소로 되받아쳤다. 젠장, 나도 여유만만하다는 것을 보여주겠어.

 

코이치로 : 왜 그러냐, 아사히. 다른 사람들이랑 조 안 짜냐?

아사히 : 코우야말로, 혼자서 우두커니 서 있을 뿐이잖아.

 

득의만면한 미소.

 

코이치로 : 역시.....얕보고 있군.

아사히 : 뭐라고 하는 거야?

코이치로 : 내 얘기다.

 

기다려라......라는 건 말이다. 나랑 아사히가 조를 짜는 것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만다.

애시당초에, 아사히랑 미오가 다른 녀석들이랑 조를 짜는 게 싫어서 수업을 듣기로 한 것이지만.......

 

코이치로 : 아니, 하지만.......

아사히 : 그러니까, 아까부터 뭐라고 하는 거야?

 

기분나쁘다는 듯이 볼을 팽팽하게 부풀린다. 이런 구석은 알기 쉽다니까.

 

코이치로 : 알고 있냐, 아사히........지금, 여기서, 파트너가 없는 건 너랑 나뿐이야.

아사히 : 에에!?

코이치로 : 이제 와서 놀라지 말라고. 아니면 뭐야, 이 상황을 보고도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?

 

여기저기를 힐끔힐끔 쳐다보고는, 싫은 듯 미묘한 표정을 짓는다. 마음은 알겠다만, 그렇게 하고 싶은 건 내 쪽이라고.

 

코이치로 : 서로, 단념할 수밖에 없군.

아사히 : 이, 이건 굴욕이야.

코이치로 : 뭐시라.

아사히 : 하필이면, 어째서 코우 따위랑.......아아, 신이시여. 운명은 가혹하네요! 저에게는 더 엄격하지 않은 시련을 내려주세요.

코이치로 : 이 천벌 받을 녀석이.

아사히 : 뭐라고. 아니면 넌, 나랑 조를 짜도 불만이 없다는 말을 할 거야?

 

........자학적이라는 건지 뭐라는 건지.

 

코이치로 : 아니, 이런 경우니까. 파트너가 되어 주겠어, 아사히?

아사히 : 거봐, 이렇게 의견이 일치하잖.....에?

 

자신의 귀를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, 뻐끔뻐끔 숨을 들이쉰다. 정겹군. 요새 누군가 기르는 비단잉어 같잖아.

 

아사히 : ..........코, 코우. 너 뭐 잘못 먹었니? 돌림병에라도 걸렸니? 아니면 신이 나에게 천벌을 내리는 건가!

코이치로 : 네가 더 이상하잖아.

아사히 : 시끄러워. 하아~.......너랑 파트너를 한다니.......

코이치로 : 결국 단념한 거냐?

아사히 : 뭐 그래. 감사하라구.

 

신이시여, 저도 더 엄격하지 않은 시련이 더 좋아요......

 

 

 

적당한 자리에 앉아서, 드디어 연애수업을 시작한다.

하지만, 첫대면시의 회화를, 것도 잘 리드하라는 과제는, 인류가 태양계를 돌파하는 것보다 더 불가능이다.

 

아사히 : ........

 

..............게다가, 어째 얌전한 아사히가, 태양계 근처나 다른 은하로 워프해야 할 정도로 어려워하고 있다.

 

코이치로 : ........

 

하기 어렵다기보다는,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.

누가 좀, 이 건에 대해서 모범답안을 제시해줬으면 좋겠는데.

 

아사히 : 저, 저기.......처음 뵙겠습니다.

코이치로 : 아, 네.

 

별탈없는 시작이다. 역시 아사히도, 이 상황에 당황하고 있는 듯하다.

 

아사히 : 키, 키가 참 크시네요.

코이치로 : 하?

아사히 : 아니, 이게 아니지............교, 교복이 참 멋지시네요.

코이치로 : ...............

 

뭐라고 하는 거야, 이 녀석은.

 

아사히 : 미안. 이런 식으로 남자랑 얘기하는 건 익숙치가 않아서.......

 

딱딱 긴장하고 있는 건가. 의미불명인 말만 반복하는 아사히.

 

코이치로 : 아니, 신경쓰지 마. 누구든지 잘 못하는 것은 있어.

아사히 : 아, 응. 저기, 초콜릿 좋아하시나요?

코이치로 : ........풉, 시, 싫어하지는 않습니다.

 

위, 위험해.......웃음이 터질 것 같아......

어째서 첫대면에서 그런 걸 묻는 거야. 이건 제과회사의 면접시험이 아니라고.

 

아사히 : 설탕에는 간장을 넣는 타입인가요?

코이치로 : 푸하하하하!

아사히 : 크윽!

코이치로 : 크학....

 

종이 한 장 차이로 피했다.

그렇게 언제나 맞고만 있는 내가 아냐.

 

아사히 : 우, 웃지 마아아!!

코이치로 : 아사히가 이상한 말만 하고 있잖아.

아사히 : 그걸 잘 받아주는 게 남자가 할 일이잖아!

코이치로 : 우수한 정치가의 비서라고 해도 불가능한 거야!

아사히 : 우으으으으으으!

코이치로 : 우으으으으으!

 

고집을 부리면서 서로 노려본다.

정말이지, 우리들은 여전히 이런다니까.

 

아사히 : 하아~.......관두자 관둬. 상대가 너니까 잘 안 되는 거라고.

코이치로 : 그러니까, 내 탓으로 돌리지 마!

 

 

<선택지.>

1. 양보한다.

2. 양보하지 않는다.

 

-> 1번.

 

 

 

코이치로 : ........알았다, 내가 잘못했다.

아사히 : 솔직하게 사과하니까 기분 나빠.......

 

큭, 참자 참어. 여기서 화냈다가는, 도로아미타불이다.

학점을 위해서라도, 이건 어쩔 수 없다.

 

코이치로 : 자, 앉아 아사히.

아사히 : 으, 응.......

 

뭐지 아사히 녀석, 갑자기 풀죽어서는.

아아, 내가 받아치지 않으니까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지 몰라서 그런 거구나.

것도 적절하게, 칸막이라고 하는 건가.

 

코이치로 : ...........

아사히 : ..............

 

어라? 뭐지 이 분위기는..........

아까까지의 메마른 공기는 갑자기 변해서, 어째 부끄러운 공간이 만들어지면서......

 

아사히 : .........

 

아사히도 고개를 푹 숙인 채로, 굳어버린 것처럼 움직이지 않는다.

그렇게 생각해서인지 뺨이 붉게 물들었다.

하, 함부로 말도 못 걸겠다......

 

아사히 : ........앗.

코이치로 : .......읏.

 

고개를 든 아사히랑 눈을 마주치자마자, 동시에 시선을 돌린다.

왜지, 상대는 아사히인데...........

기분 탓인가,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다.

 

아사히 : 어흠.

 

긴장감을 견딜 수 없었는지, 귀엽게 헛기침을 한다.

겨우 그걸 한 것뿐인데, 얼굴이 달아오른다.

어쩌지? 이대로 가면 아무것도 말하지 못하고 끝날 것 같다.

잠깐 기다려, 난 뭘 말하려고 하는 거지?

 

아사히 : ...........

 

참을 수 없는 듯 시선을 올려, 빤히 내 얼굴을 쳐다보는 아사히.......

조금 붉어진 뺨, 촉촉한 눈동자........

이상하다. 이런 건 내가 아냐.

 

코이치로 : 아사히............

아사히 : !

 

마음을 다잡고, 똑바로 쳐다보고 말을 건다.

순간 불붙은 듯이, 아사히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든다.

 

코이치로 : 어이, 괜찮냐?

아사히 : 괘, 괜찮아, 괘엔차나아아.....

코이치로 : 너, 혀 꼬였다고.

아사히 : 아하하, 그넌거 아니나니햐, 아하하~우왓!

아사히 : 우우~.........


<결국 오버히트(....)> 


앉은 자세 그대로, 쿵하고 의자에서 옆으로 깔끔하게 떨어졌다. .........재주 좋은 녀석이야.

끙끙거리기만 하고, 그대로 일어설 것 같지가 않다.

이런이런.......

 

코이치로 : 쿠레바야시 선생님,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이는데, 아사히를 보건실에 데려다 주겠습니다.

츠카사 : 어머, 큰일났네. 괜찮나요, 카미죠 상?

아사히 : ..........괜찬치아는것가타효.

츠카사 : 이건 좀 안 좋은데요. 오가타 군, 부탁해도 될까요?

코이치로 : 네.

 

이대로 안고 갈까 생각했는데, 맹렬한 기세 때문에 거부당할 거야.

일으켜 세우려고 손을 뻗어서 잡으려 하지만, 멍하니 있어서 안 보이는 듯하다.

 

코이치로 : 아사히, 자.

아사히 : ..........앗, 괜차나. 혼자서 설 수이써~~왓!

 

일어서려고 발에 힘을 주었지만, 균형이 무너져 다시 넘어진다.

 

코이치로 : 됐으니까, 잡으라니까.

아사히 : .........응.

 

내민 아사히의 손은, 생각했던 것보다 뜨거웠다.

 

아사히 : 후우~........후우~

 

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서, 심호흡을 반복한다.

그 때문인지, 붉어진 뺨도 점점 원래대로 돌아온다.

 

코이치로 : 이제 좀 진정한 듯한데, 혹시 모르니까 보건실에 갈래?

아사히 : 그럴래...........

 

간단하게 대답하고 나서, 그대로 혼자서 걸어가려고 한다.

 

코이치로 : 그래도, 어이, 빨리 걷지 말라고 아사히.

아사히 : 코우는 돌아가. 아직 수업중이잖아.

코이치로 : 여기까지 와서 뭘 새삼스레 그래?

아사히 : ........돼, 됐으니까, 코우는 얼른 돌아가. 잘 가!

코이치로 : 대체 왜 저러지?

 

오늘내일 저러는 것도 아니지만..........뭐 됐다. 진정한 것 같고 말야.

 

 

 

츠카사 : 흥흥♪ 어머어머, 저기는 남자 페어네요.

여학생 D : 카오루 상에게는 죄송하지만, 협력해 주셨습니다.

츠카사 : 협력.........인가요?

마사노리 : 그렇군. 나 같은 건 바보라서 글자를 못 읽으니까 말야.

카오루 : 으, 응.....

마사노리 : 그 밖에 집에서는 뭘 하고 있냐?

카오루 : .........마사노리. 나, 남자라구.............?

츠카사 : 좋아요, 아주 좋아요 시노자키 군!

카오루 : 쿠레바야시 선생님?

츠카사 : 남자끼리라고 해도, 전혀 신경쓸 것 없답니다. 오히려 즐겨보자구요(Let's enjoy)!

여학생 C : 좋아요, 아주 좋아요. 상대쪽 분이 좀 맘에 들지는 않지만......

여학생 D : 그건 그것대로 좋아요. 오히려, 좀 더 성인적인(Adulty) 전개를 희망해보죠.

여학생 C : 과연. 그거 참 멋진 생각(Good Idea)이에요.

츠카사 : 밀어붙이는 겁니다! 연애에 있어 필요한 건 밀어붙이는 겁니다! 밀어붙여도 안 된다면, 쓰러뜨려서라도~

이치고 : 츠카사~!!

츠카사 : 싫어이잉~

카오루 : .......하아.

 

<뭔가 굉장히 위험발언중인 츠카사 선생님(....)> 

 


 - 1부 끝.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by 자폭신 | 2008/07/05 00:18 | 트랙백 | 덧글(0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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